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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개헌을 한다면, 아이들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헌법 조항'을 써 내고 어른들도 하나씩 적어 내면 좋겠어요. 그렇게 국민들이 축제처럼 참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헌법이 좀더 우리 가까이, 집안 가훈 정하듯이 다가와서 특정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거 내 것이구나, 하는 날이 오면 참 좋겠습니다. (40쪽)
헌법이, 일부 헌법을 알고 법을 공부하고 전공한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은 우리의 권력(권리)을 분명하게 밝혀둔 것이니까요.
저도 이걸 안 지 얼마 안 됐어요. 알고 나니 헌법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자주 이야기하고 싶어졌어요.
사람들이 웃고, 사람들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그게 민주주의지 별거냐? 그런 생각 해봅니다. (57쪽)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37조 1항)
신문 칼럼에서 우연히 37조 1항을 처음 봤을 때, 연애편지의 한 구절 같았어요. 서른여섯 가지 사랑하는 이유를 쪼가 적어놓고 마지막에 추신을 붙인 거죠.
"내가 여기 안 적어놨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저는 법 조항이 그렇게 감동적일 수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58쪽)
'나는 참 지질해.'
'나 같은 게 뭐.'
이렇게 말하는 어떤 순간에도 우리는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 거라는 거죠.
큰 도움은 아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참 고마운 사람이구나, 그렇게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 살 만하거든요. 우리에게는 그런 존엄이 있다는 것을 서로에게 알려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에요.
살면서 우울하거나 스스로 지질하다는 생각이 들 때, 그 순간에도 우리는 분명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274쪽)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우리 아이들이 자라났을 때쯤 되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 될 겁니다. 아이들이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죠. 꼭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가치, 인간의 다양성, 인간의 마음을 인정해주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가 이어져온 건 기술의 발전 덕분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관계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 저는 그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322쪽)
오랜만에 남편이 추천해 준 맥주에, 그가 해 준 감자튀김과 함께ㅎㅎ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나 생각은 사뭇 진지하게 읽게 되었던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이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글도 재밌게 잘 썼다. 곳곳에 나오는 아기자기한 그림들도 '헌법'이라는 딱딱한 소재를 말랑하게 만들어주는데 한 몫을 담당했다.
김제동이라는 한 사람의 이름에 딸려오는 수식어가 참 많다. 편견일지, 일부 사실에 근거할지, 그런 것은 그다지 알고 싶지도 관심도 없다.
다만 '헌법'이라는 것 자체가 나처럼 생소하고, 살면서 굳이 그것까지 읽어볼 필요가 있나? 의문조차 들지 않을 보통의 사람에게 필요성과 이유, 효력,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들을 그처럼 가볍고도 진지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대한 내 별점은 별 다섯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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