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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재난-국가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가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엮어낸 책이다. 처음 제목만 들어서는 무슨 쌀 재난? 싶지만,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세 단어의 연관성이 금방 이해가 된다.
현대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나 위계질서, 불안의식 등 사회의 여러 다층적인 면들을 쌀을 주식으로 하는 농경사회의 구조에서부터 비롯된 동아시아인의 특성에서 분석해내고 있는 책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와 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는 단순히 먹는 것의 종류만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주식을 해결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재난에 대응하며, 국가가 결속되거나 해체되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벼농사 위계 구조의 유산인 연공제를 버려야 함을 꼬집으며, “그렇게 해서 이 마을 이 쌀밥에 고깃국 계속 먹을 수 있을까.(370쪽)”라는 서늘한 질문으로 책을 끝맺고 있었다.
펜데믹 초기에 동아시아 국가들이 서구 국가에 비해 선제대응에 나설 수 있던 것도 “쌀-재난-국가”의 층위에서 논한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개인 내부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기 때문에 타인과 비교하고, 쉽게 불행해지기도 한다는 설명도 일면 와닿았다.
책을 읽었다기보다는 심혈을 기울인 논문을 읽은 기분이었다. 냉철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가졌지만, 침착한 목소리로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어떤 교수님의 3학점 정도 강의를 수강한 것 같은 느낌. 전공자가 아니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곳곳에 등장하는 그래프들도 흥미로웠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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