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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말의 품격'

eunjini 2018. 6. 25. 13:35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환자가 숨을 거둘 때 "손"이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입을 벌릴 기력조차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한 번 더 가족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서 "손 좀 잡아줘…"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7쪽)

 

 

  우리는 식사 자리에서 무수히 많은 것을 입에 욱여 넣으며 살아간다. 밥만 먹는 게 아니다. 커피도 먹고 술도 먹고 욕도 먹고 어느새 나이도 먹는다. 그러므로 '먹다'라는 동사와 가장 가까운 말은 '살다'일 것이며, 자식이 밥을 먹었는지 궁금하다는 건 잘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73쪽)

 

 

  사람의 마음에는 저마다 강이 흐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말이 우리의 귀로 들어오는 순간 말은 마음의 강물에 실려 감정의 밑바닥까지 떠내려온다. (203쪽)

 

 

  옛말에 "대언大言"은 담담하다"고 했다. '담담'은 물의 흐름 따위가 그윽하고 평온한 상태를 나타낸다. 힘 있고 웅장한 것을 가리킨다. 옳다. 큰 말은 분명 힘이 있다. 반면 소언小言은 수다스럽다. 가볍고 약하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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