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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실, '나는 잠깐 설웁다'

eunjini 2017. 7. 20. 17:00

 

허은실의 '이마'라는 시를 우연히 읽고 좋아서 도서관에서 시집을 찾아 빌려 읽게 되었다.

제목으로 선정된 '나는 잠깐 설웁다'라는 구절처럼 대체로 쓸쓸함, 서러움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시들이 많았다.

여성성이 짙게 묻어나는 느낌의 시도 많았다.

 

 

 

* 밑줄 긋기

 

우리는 타인이라는 빈 곳을 더듬다가

지문이 다 닳는다 ( '더듬다' 中)

 

 

내가 사랑,이라고 발음할 때

굴러가려고 둥글게 말린 혀가

입천장을 차고 나간다

나가서 너에게 굴러간다

 

둥긂은 입 맞추고 싶고 둥긂은 안고 뒹굴고 싶다 둥긂은 들어가 눕고 싶다

 

구르고 구르다가 모서리를 지우고

사람은 사랑이 된다

종내는 무덤의 둥긂으로

우리는 다른 씨앗이 된다

0이 된다 ( '둥긂은' 中)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일

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감상은 단지 기후 같은 것 ('목 없는 나날' 中)

 

 

어디로 가는가 무엇이 되는가

속으로만 부르는 것들은

 

네 이름이 내 심장을 죄어온다

 

소풍이라 말하려 했는데

슬픔이 와 있다 ('저녁의 호명'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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