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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레카토'

eunjini 2017. 8. 4. 02:31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
"좋았다."라고 간명히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해, 광주에서의 일을 교과서로, 뉴스로 알지만
소설로는 아마 처음 읽은 것 같다.

 

에필로그를 읽으며 소설이기에 그런 끝맺음이 가능했지,
현실이라면 너무나 꿈같은 희망이 아닐는지,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그런 꿈같은 희망이라도
가져보게 해주는 것이 소설, 문학의 역할이 아닐까.


* 밑줄긋기

 

사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는 모든 시간이 첫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은수는 생각했다. 이십대도 처음이었지만 오십대도 처음인 것이다. 인생에 두번째란 없다. 그래도 만약 두번째의 이십대가 온다면 링에 모인 이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292쪽)

 

그녀는 문득 울고 싶었다. 그녀만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게 아니었다. 누구나 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살아야 할 이유들이 곧 싸워야 할 이유였다. (324쪽)

 

앞선 음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다음 음은 이미 시작되는, 그렇게 음과 음 사이를 이어서 연주하는 '레카토' 주법은 시간에 대한 인식에서도 유효하다. 소멸하는 앞의 음과 개시되는 뒤의 음이 겹치는 순간의 화음처럼, 나는 이 소설이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시간이 겹쳐 뭔가를 만들어내는 레카토 독법으로 읽히기를 소망하면서 썼다. (429쪽,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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