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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지, 씨."

  "좋네요. 그렇게 부르니까."

  "은지씨."

  은지는 가만히 서서 이경을 바라봤다. 더이상 차갑지 않은 바람이 불었다. 바람에 은지의 짧은 머리칼이 이리저리 날리고 있었다. 당신도 알고 나도 알고 있어. 이경은 생각했다. 걷는 것 말고는 하는 일도 없지만 그저 같이 있어서 좋다는 것을, 어딜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헤어지기 싫어서 이러고 있다는 것을. 이경은 은지가 자신의 마음을 읽어내리라는 걸 알았다. 이토록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하지 않고서도 순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도. 둘은 마주서서 서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최은영, '그 여름'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247쪽)

  

 

단편 하나하나가 괜찮았다.

그 중 '그 여름'이라는 소설에 가장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최은영이라는 작가가 좋아졌다.

 

84년생이라고 하던데 나랑 나이도 비슷한ㅎㅎ

전에 이 작가의 '쇼코의 미소' 단편집도 좋았는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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